매년 연봉 시즌만 되면 "올해는 좀 더 받을 수 있을까?" 하는 기대를 하게 되죠. 그런데 HR을 하다 보면 이 기대가 구조 자체를 모르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는 걸 느껴요.
현실: 대기업 연봉 협상은 협상이 아닙니다
대기업 연봉 인상은 물가 반영분 + 개인 성과 등급에 따른 차등으로 결정됩니다. 등급마다 인상률 범위가 있고, 그 안에서 정확히 얼마를 받느냐는 조직 책임자의 재량이에요.
실제로는 조직장이 그 재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. 잘한 사람보다 아쉬운 팀원을 독려하는 데 재원을 쓰는 경우도 꽤 있어요. 리더십 측면에선 이해가 가지만, 잘한 본인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.
IT 스타트업처럼 오퍼 들고 역제안하는 문화가 아닌 이상, 대기업에서 개인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. 구조 자체가 "배분"이지 "협상"이 아니에요.
그래도 유리한 사람은 따로 있어요
구조를 바꿀 수는 없지만, 그 안에서 유리한 위치를 만드는 건 가능합니다. 실제로 처우가 달라지는 경우를 보면 패턴이 있어요.
- 다년도 상위 성과자 — 1~2년이 아니라 꾸준히 상위 등급을 유지한 사람. 핵심인재 기준이 복수 연도인 이유가 여기 있어요.
- 팀 성과를 이끈 사람 — 개인 성과만이 아니라, 조직 전체에 기여도가 높은 사람은 조직장이 적극적으로 챙기려 합니다.
- 외부 시장에서 몸값이 올라간 사람 — 회사가 가장 관대해지는 순간은 이 사람을 잃을 수 있겠다 싶을 때입니다.
HR을 하기 전엔 저도 "성과 잘 내면 그만큼 받겠지"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어요. 그런데 연봉 시즌을 안에서 몇 번 경험하고 나니, 구조 자체가 협상보다는 배분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됐죠.
그 중에서도 이직 카드가 가장 현실적인 레버리지라고 생각해요. 다만 양날의 검이라 신중하게 써야 하고, 그보다 먼저 내 외부 시장 가치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. 아무 레버리지 없이 기다리는 건 HR 관점에서도 가장 손해 보는 방식이에요.
연봉을 잘 받고 싶다면 협상 스킬보다 포지션이 먼저입니다. 오늘 내 기본급이 얼마인지, 외부 시장에서 내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— 이것부터 파악해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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